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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괭이
3마리의 페럿(라라,레오,로리)들과 살고 있습니다. BBS에서 질문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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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가는곳


4월 25일 저녁 8시 20분 경, 우리 마니가 숨을 거두었습니다.
원인은 생식기 혹은 비뇨기 에서 나오는 고름 과, 부러진 앞발, 그로인한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상태에서
과다한 항생제를 처치한 듯 합니다.

수요일 부터 한쪽 눈을 뜨지 못하길래 단순한 눈병인줄 알고 눈만 딱아주었는데
금요일에 보니 엉덩이에 노란 고름이 잔뜩 나오더군요.
부랴부랴 토요일, 다니던 병원을 갔지만 원장이 세미나를 갔다며 다른 병원을 추천해주어 갔는데
이동장 안에 있는 아가를 한번 들여다 보고 물약을 준게 전부였습니다.
어떻게 의사도 아닌 제 말만 듣고 엉덩이에 노란 액체가 나온다는데 엉덩이 한번 볼 생각도 안하고
항생제 주사 처치도 자기는 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래놓고 월요일날 다니던 병원에 가라는데 이런 소동물이 상태가 심각한데 월요일까지 살겠습니까..
화가 나서 전주에 병원에 전화를 돌려, 햄스터에게도 항생제 주사를 놔줄수 있다는 곳으로 갔습니다.
갔더니 거기 원장님은 자신도 잘 모르지만 힘써보겠다면서 아가의 고름을 체취해서 염색체 검사를 해보니 세균이 많고
급한 상태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항생제와 영양제 처치를 해주시고, 안약으로 눈의 고름도 빼내주시고
일요일은 문을 안 여니 약을 처방해주신다고 하셔서 들고 왔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살아있던 우리 마니, 집에 와서 8시간에 한번씩 약을 먹어야 한다는 거에 일요일에 줘야 하는 건데
잘못 생각한 저 땜에 우리마니, 제가 준 약을 먹고 얼마후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앞발도 눈을 딱아준다고 할때 떨어뜨려 부러진거고, 왜 좀더 빨리 병원에 못 데려갔는지 너무 후회가 됩니다.

일요일에 묻어줄때도 털도 곱고 풍성해서 벌어진 입과 싸늘해진 체온이 아니었으면
꼭 살아있는 걸로 보였습니다. 1월에 죽은 다른 햄스터들 근처에 묻어줬으니 외롭진 않을거 같습니다.
우리 이쁜 마니, 저를 원망할까요...
분명 며칠전까진 아무런 이상없었는데. 정말 동물들이 아픈건 순식간이네요.
제 잘못 때문에 수명을 다 누리지 못하고 간 우리 마니,
좋은 곳에 가길 빌어주세요.

오전 11시42분 현재 추가.

믹시에서 글 읽으신 분이 3분이신데 전부 추천주셨네요. 우리 마니 명복 빌어주신거라고 생각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제가 이 글을 쓰고 동물 관련 카페에 글을 쓰던중 9시 40분경에 우리 마니 치료해주신 전주의 엔젤동물병원 원장님한테서 직접 전화가 왔습니다. 마니 어떠냐고 ....
아가가 토욜 저녁에 약을 먹고 죽었다고 하니 바로 약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죽은게 아니라 아가가 기운이 없는 상태에서 약을 넣어주는데 아마 기도로 잘못 들어가서 그렇게 되었을거라면서 위로해주시면서 남은 다른 아이들 이쁘게 키우라고 하면서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통화시간...2분여 남짓이었습니다. 그 통화가 혹여 제가 잘못해서 우리 아기를 죽인게 아닐까 하는 죄책감을 좀 덜어주고 우리 마니의 죽음에 대해서 일시적이라고 해도 진료해주신 의사분이 신경을 한번이라도 더 써주는 그 마음자세로 인해서 위로를 많이 받았습니다.

사람을 고치는 의사건, 동물을 고치는 의사건, 그것을 직업을 갖게 되면 역시나 생계를 위해서 이익을 추구하는건 부정할수 없는 사실입니다. 자본주의 사회니까요. 저도 그런걸 모를만큼 철부지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사회속에서도 인간미가 넘치고, 자신의 직업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가질려고 노력하는 분들이 있기에, 또 그런 분들이 매우 적은 이 사회 속에서 더 빛나는게 아닌가합니다. 처음에 갔던 병원의 원장님... 그 분은 최소한 우리 아가를 대할때 그저 직업으로만 아가를 대했고 진료를 했으니 돈을 받는 단순한 관계로 대했다고 생각합니다. 아가의 상태를 한번 볼려고 노력을 한다던가, 자신이 잘 못해준걸 아니 다른 병원에 가서 진료를 더 받아보라고 하던가 그런 식의 행동을 했으면 제가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을겁니다. 두분 모두에게 고마워하겠죠.
결과적으로, 어정쩡한 진료라도 받겠다고 잡아먹은 그 몇시간이 우리 아가에겐 더욱 고통을 주는 시간이었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거절해서 진료를 제대로 받을수 있는 곳으로 빨리 갔으면 어쩌면 가망이 있지 않았을까 란 생각이 드는건 제가 인간이라 그런걸까요...

정을 붙이면 도마뱀이던 쥐던 혹여 그게 잔인무도한 사람이던 분명 아껴주는 사람이 있을겁니다. 그런 사람들에 마음에 답해줄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나름 정리해서 글을 추가한다고 하지만 일도 바쁘고 해서 정신이 없는 글이 되었네요. 동물 아끼시는 모든 분들의 아가들이 오늘도 건강하길 빕니다.
posted by 까망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