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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괭이
3마리의 페럿(라라,레오,로리)들과 살고 있습니다. BBS에서 질문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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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가는곳

2011. 5. 13. 17:12 페럿 ferret
제가 처음으로 같이 살게 된 페럿 첫째 아가 버찌가 3월 3일 별이 되었습니다.
저에게 와서 1년 조금 넘게 있다 별이 되어버리는군요..
아가의 49일이 지나면 글을 올려야지 올려야지 하다 이제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49일이 훨씬 지나서 이쁜 버찌가 다른 곳에서 편안하게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페렛을 처음 본것은 09년 12월 입니다.
당시 알던 동생이 페럿을 기르고 있었는데 우리집에 놀러오면서 데리고 온게 첫 만남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엔 햄스터보다 더 큰 아이를 오랜시간 길러본적이 없는데다 겁도 매우 많았습니다. 그래서 소위 입질을 잘한다던 동생의 페렛이 무서웠습니다. 냄새도 심하다고 동생이 절래절래했었구요..

실제로 본 순간 머리속에 떠오른 건 "귀엽다!"였어요^^ 고양이랑 다르게 작은머리,오히려 쥐랑 더 닮은 그리고 곰같이 얕게 솓아있는 귀!!! 까만콩을 박아놓은것 같은 눈동자, 쉬지않고 돌아다니는 몸. 어느거 하나 귀엽지않은데가 없었어요.
아직 어려 정말 무엇이든 입으로 물어볼려는거 하나빼곤말이죠^^
1박의 짦은 만남이었지만 너무 귀엽다였어요.

페럿 카페에 가입해서 아이들을 둘러보기 시작했어요. 당시엔 햄스터가 10마리 정도 이었기에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용금이'의 분양글을 보게 됐어요. 접종을 다 맞아서 1년에 한번만 맞추면 된다고 아가도 순하다는 말에 오오오오하면서 동생에게 부탁해서 데려오라했습니다. 그 주 주말에 서울에 올라갔지요. 동생네 아가와는 다른, 누런털에 점박이 코. 처음엔 정말 점박이 코가 맘에들지않아어요. 분홍빛 코의 아가를 키우고 싶었거든요. 지금은 우리 버찌의 그 점박이 코가 얼마나 보고 싶은지...

용금이는 너무 씩씩해서 이름을 버찌로 바꾸고 인터쥬에도 카드를 등록하고 이것저것 분주했죠.
딱 3일 얌전했어요 우리 버찌
그 3일을 베개 옆에서 또아리 틀고 자는데 그 따뜻한 감촉이란. 이래서 큰 동물들을 기르는구나 했지요.

혼자있는 버찌가 안되서 입양했던 아가는 버찌와 잘 맞지않아 지금은 쿠네 둘째가 되었고 기어올라가기가 특기인 루루와 한동안 살다 난이,라오를 맞아서 열심히 귀 청소를 해주던 착한 큰애였어요.

페럿에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 와서 처음에 얼마나 놀랬을까. 여러군데를 거치고 온거라 버찌는 눈치가 백단이었어요. 잘때는 코를 골고 잤던 우리아가. 니 코고는 소리가 그립단다.

데려온지 한달도 안되서 부신수술을 하고 여름경에 재발해서 재수술의 리스크 때문에 수술하지 못하고 간 우리아가. 마지막 밤에는 그렇게 깔끔쟁이가 응아를 힘든듯 소리를 내면서 보더군요. 그리고 먹여줬던 덕스프 두 스푼, 한참을 안고있으니 그제서야 내려달라해서 내려준 우리아가, 그 다음날 아침에 작별이었습니다.
화장실이 힘들거 같아 이동장 앞에 깔아준 패드 구석에 끝까지 이쁘게 두덩이의 응아를 보고 간 우리 딸.
목을 가누지 못하는 너의 모습에 아 하고 생각했단다. 꽤 오랜시간 버찌는 아프다 라고 생각해서 갈때 편안하게 가기를 바랬는데 가는 길에 그다지 힘겨워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억지로 먹인 우유나 포카리를멈기지 못하고 경련을 크게 두어번 일으키고 차가워지는 우리아가.

버찌가 별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묻어야 하나, 화장을 해줘야 하나...여러 번을 생각해봐도 어느 것도 좋아보이진 않았지만, 화분하나 기를수 없는 처지에, 화장을 해주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가는 곳에 같이 데려갈수 있으니까요. 막상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역시 닥치니 고민이 되더라구요. 제니언니와 화장회사에 전화한 후에 회사를 조퇴하고 애기를 챙겨서 올라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아가들에게 보라고 집에 들려 바닥에 놔주었는데 라오는 아무것도 모르는듯 했지만, 루루는 아니더군요. 버찌의 냄새를 맡더니 소스라치게 놀래면서 구석으로 가버리더라구요. 차 시간에 아가를 씻겨주지 못하고 딱아주기만 하고 패드에 돌돌 말아서 작년에 만든 펀들에 돌돌 넣고 버스를 타러 갔습니다.

화장회사에 도착하니 저녁 6시경... 우리 아가는 기본 코스로 했어요. 화장시간은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펑펑 우는 제니언니와 함께 우리 아가가, 고운 유골이 되는걸 보았습니다. 600그램 정도밖에 되지 않는 우리 아가... 유골 가루도 얼마 나오지 않더군요.
서울에서 쿠 까지 심야버스를 타고 내려왔어요.

아침에는 우리 버찌가 있었는데, 저녁에는 유골가루로 데려왔습니다.
지금도 버찌의 유골함은 책상위에 올려져 있어요. 많은 분들이 아직 보내주지 못했다고 하던데 저 역시 49일이 지났지만 함께 있습니다.

우리 버찌하고 1년여를 같이 있었는데 왜 우리 버찌가 신나게 노는게 잘 기억이 안날까요.
고작 두달여지가 지났을 뿐인데 말이죠..^^
지금 저와 함께 하는 우리 세마리 아가들은 버찌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시당초 버찌를 들이지 않았다면, 루루를 데려오지도 않았을 거고, 난이나 라오도 없었을 테니까요.
여름경부터 힘들어 했던 버찌, 그 전에는 분명 잘 놀고 잘 잤던 기억이 나네요. 가을 겨울에는 문어집에서 거의 나오지 않았지만...
버찌에게 주겠다고 좋다는 것들을 이것저것 사들이다보니 찬장을 하나 다 차지하고 있는 각종 물품들... 버찌가 좋아했던 딸랑이 멍멍이. 내 배위에서 자던 버찌.
아직은 버찌가 많이 보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버찌는 예쁜 아가였으니 이제 아프지 않은 곳에서 이쁜 모습으로 있겠지요?

나에게 오기 전 버찌..

아찌랑함께..

아찌랑함께...

아찌네집에서의 버찌

posted by 까망괭이